여행/2008 미국, 올랜도

머피의 법칙이 계속되었던 미국 출장_준비와 출발

아마란스* 2012. 4. 26. 18:52

입사 10개월 만에 가게 되었던 미쿡출장.

 

당시 내가 담당하던 미국회사의 전세계 총판이나 파트너들이 모이는 큰 규모의 행사였는데,

원래 나는 그 멤버에 포함되지 않았었으나, 

한국 지사 마케팅 담당자 분의 적극 추천으로 갈 수 있었다.

 

한 해 동안 수고한 파트너들을 모아놓고 3일간 올랜도에서 세미나를 하는데,

일정 시작이 미국시간으로 월요일이었고, 비행기 일정은 경유다보니 

시간 맞추기가 좀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

한국에서 토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서 LA를 경유, 올랜도에 도착.

돌아오는 일정은 시카고 경유, 도쿄 1박 스탑오버였다.

빡빡하게 이동하면, 금요일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그 김에 주말끼고 도쿄에 잠깐 들르자는 얘기가 나와서 ㅋㅋ

원래는 주말 체류비는 본인 부담을 했어야 하는데, 

대표님께서 승인해 주셔서 주말출장비까지 받았음. ㅠㅠ

 

같이 가는 멤버는, 영업 한 분, 기술 한 분, 그리고 나였는데,

그쪽에서 제시했던 호텔들은 너무 고급이라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출장비에서 충당이 안되는 바람에 근처의 다른 숙소로 예약을 했다.

(또 나는 혼자 여자라... 방을 따로 잡으면 호텔비>출장비가 되는 상황)


 

근데 이 출장이 시작부터 힘들었던 이유는.....

뭐 업무상 이런 게 아니다 (어차피 세미나라 마음가짐은 회사돈으로 하는 해외여행..<- ㅋㅋ)

출발하는 날이 우리 언니의 결혼식.......

 

언니 식은 11시고, 비행기는 저녁 8시30분쯤 출발이었는데(너무 힘들어서 아직도 생생해,...)

메이컵이니 뭐니 때문에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청담동으로 이동.

머리랑 화장을 받으며, 사돈분들과 인사하고..

 

식장 이동해서 사진찍고, 식 시작하면서부터는 부모님께서 바쁘시니 

손님들께서 다 나 불러서 대신 인사하시는데..

하필 그 날 언니 결혼이라고 이쁘게 보이겠다며 

새로 산 8cm짜리 구두를 처음으로 신는 우를 범해서...ㅠㅠㅠ

원래 6~7cm짜리 신다가 조금 굽이 높아졌다고 어찌나 힘들던지....

식 끝나고 폐백하고 이것저것 마무리 하고 주차장으로 갈 때 내 발은 이미 만신창이.

오죽하면 생애 첨이자 마지막으로 신발 벗고 걸었음.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도 인천공항 가야한다며 웨딩카 앞좌석에 낑겨서...<-

사실 친구들이 웨딩카 탄다고 민폐랬지만, ㅋㅋㅋ 

언니네는 차 타더니 폐백 때 받은 용돈 세보더니 기절.

나는 돈 세는 신혼부부를 보며 바로 기절.

눈을 떠보니 인천공항에 도착 ㅋㅋㅋㅋㅋ

정말 발이 죽도록 아파서, 트렁크에서 낮은 구두로 바꿔 신었는데,

(애초에 복장이 비지니스캐쥬얼이어서 결혼식에서 신은 구두랑 낮은 구두 하나만 준비했었음)

그 구두가 평소에 되게 컸음에도 불구하고.. 

발이 느무느무 아파서 언니가 자기 운동화로 바꿔줬음.

 

신발부터 해결하고 짐 부치려는데, 언니랑 형부는 먼저 티켓팅하고 짐 부쳤는데,

내가 타야하는 미쿡 항공은 싸인이 너무 안떠서 일단 기다렸다 하기로...

그리고는 뭘했는지 기억이 뒤죽박죽이지만..

아마 메이크업이랑 머리부터 해결했던 듯.

지하에 신부화장 지워주고 머리 감겨주는 미용실이 따로 있어서 가서 하고.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타야할 뱅기는 어디서 티켓팅하는지 안뜨길래

형부가 알아보니 ㅋㅋㅋ 아시아나 항공으로 가는 거였음... 괜히 시간 낭비하고... ㅠㅠ

 

그리고선 출국수속하려고 들어가는데.. 대리님으로부터 전화가....

같이 가셔야 하는 부장님 티켓의 영어 스펠링이 여권과 틀리게 예약된 바람에.......

부장님은 못가신다고...ㅡㅡ (이 여행사 인간이 나중에 더 큰 사고를 치지만...)

아가가 태어난지 며칠 안되었을 때라 부장님은 못 간다니까 더 기뻐하셨음, 

우리에게 애기 분유를 사다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 ㅋㅋ

 

대리님과는 30분 전에 게이트에서 만나기로 하고

일단 들어가서 면세점 샤핑 하고 또 지쳐서...<-

 

확인해보니 언니네랑 내가 탈 비행기는 시간도 15분 차이에 게이트도 바로 옆이어서,

그쪽으로 가서 앞에 있던 펍에서 맥주 한 잔씩 했다.

 

요건 폴라로이드 사진.

 

시간이 다 되서 빠이빠이를 하고... 가장 아쉬웠던 언니의 운동화를 다시 내어주고<-

대리님과 겨우 조우. ㅋㅋㅋㅋㅋㅋ

 

비행기를 탔는데, 갈 때 사람이 정말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차마 둘 다 다른 좌석에 가서 누워서 잘 생각을 못했다는 게 가장 후회되는 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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