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0 도쿄

오로지 먹기만을 위해 간 도쿄_둘째날 나리사와

아마란스* 2012. 12. 20. 12:35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프렌치, 나리사와! +_+

 

이미 10월에 예약을 마치고, 설레어가며 택시타고 <- 도착.

아저씨가 골목 뒤쪽에서 내려주는 바람에 잠깐 식겁했지만, 

제대로 입구 찾고 제 시간에 도착.


나리사와의 입구.


가서 안내 받으니, 테이블은 총 10개 정도였고,

그 중 단체로 오신 분들과 2~3테이블이 더 있었음.

보통 오는 사람들이 나이대가 좀 있어서 우리가 제일 어린 편.

 

나리사와는 분위기가 정말 깔끔, 모던 그 자체.


좁은 내부에 비해서, 홀서빙을 하는 사람들은 5명은 되었던 거 같은데,

식사 내내 받은 서비스를 떠올려보면, 사람이 많이 필요하긴 해 보였다.

 

내 인상으론, 그... 오오쿠에서 쇼군으로 나오고, 

밤비즈에서 쥰님과 함께 나왔던 진한 아저씨, 키타무라 카즈키?

맞나? 암튼 그런 이름의 내가 좋아하는 그 배우 아저씨... 를 

살짝 닮은 듯한 남자가 메뉴와 음식에 대한 설명.

아마도 이 사람이 홀 매니저 같았음.


각 테이블마다 올라와 있던 유리판 <-

이건 식사가 시작되면 자리에서 치운다.


메뉴.

 

나리사와는 두달에 한번씩 메뉴가 바뀌는데, 이번에는 자연에서 온 선물이란 주제.

가을이라는 계절과 자연에 테마를 맞춰 최대한 재료맛을 풍부하게 살렸다.

 

메뉴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고, 혹시 못먹는 재료가 있으면 조리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하랬지만, 우리에게 그런 게 있겠어? ㅋㅋㅋ 

난 당근을 못 먹지만, 그딴 건 메인으로 안나오니까 ㅋㅋㅋㅋ

 

아니 근데, 말하는 사람이고 듣는 사람이고 나만 쳐다보고,

음식이름은 잘 모르는데 통역하느라 힘듬 ㅋㅋㅋ 그러고보니 생선놈 한국이름이 뭐지... <-



테이블 위에는 초가 하나씩. 이쁘다.


식전 샴페인.

수정양은 알콜 살짝 마시더니 급 얼굴 빨개지고 열올라서, 논알콜 음료로 체인쥐~~


이건 자리에 앉자마자 놔준 거였는데, 처음엔 뭔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와서 설명해줌.

저 유리컵 안에 들어가 있는 게 빵 반죽인데, 주 재료는 밤.

저렇게 불 위에 놓고 그 앞에서 바로 발효를 시켜서 다 부풀어 오르면 

테이블 앞에서 빵을 만들어 줌. 이건 잠시 후에-


첫 메뉴인 굴.

 

처음에 보자마자, 저 검은 형체에 놀라서, 뭐야, 발려 먹어야 해?? 이랬는데 ㅋㅋ

저건 파를 분말로 만들어서 굴을 쌓고 익힌 건데, 이 방법은 뒤에 스테이크에서도 쓰인다.

숯처럼 보이게 하는 게 포인트.

실제로 맛이 그러냐 하면 그건 아님. 

별다른 조미료 없이 굴과 바다의 짠 맛 만으로 익힌듯한 담백한 맛이었음


두번째, 오징어?

 

이카는 아니었는데 그 종류임.

내가 원래 오징어 낙지 문어 이쪽 애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적당한 산미가 있어서 먹기 좋았음

조금만 덜 익혀주면 더 내 스타일이겠지만 ㅋㅋㅋㅋ

 

저 위의 흰 볼을 갖고 와서, 액체질소(어느 분이 무척이나 사랑하시는)로 얼려낸 

피망소스를 오징어 위에 뿌려준다.

그럼 사진처럼 화악~ 하고 연기가~~ 녹기 전에 찬 맛과 뜨거운 맛을 같이 한번 즐기고,

녹고 나서는 소스 맛을 즐기면 된다. 

소스는 피망이 기본으로 들어갔다고 했는데 맛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음


밤빵 만드는 중.

 

식사를 하면서도, 위의 빵반죽이 넘칠듯 넘칠듯 부풀어 올랐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저렇게 밤으로 장식한 카트에 돌솥을 담아와서 반죽을 부어버린다.

그리고, 밤나무 풍미를 느끼라고 그 가루를 함께 뿌리고 뚜껑을 덮고 12분이면 빵이 완성.

 

기다리는 동안, 다음 메뉴가 등장.

포아그라.

 

소스는 산딸기를 베이스로 한 발사믹 소스.

야채와 잘 어우러져서 너무 산미가 강하지 않고 새콤달콤한 소스였음.


이건 정말정말 요리를 맛있게 해서, 미디엄으로 익힌 정도도 딱 좋았고

부드러운 건 물론 잡냄새 하나 없이 소스와도 엄청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웠던 메뉴.

수정이는 처음 먹어보는데도 진짜 맛나다며 대흥분 ㅋㅋ

아마, 왠만해서는 그 정도 맛을 다시 느끼기 힘들거야..... ㅠㅠㅠㅠㅠ


귀여운 화분님 등장!!! ㅋㅋㅋㅋ 버터에요, 버터.

저 화분처럼 생긴 버터가 어찌나 이쁘던지 식사 끝나고 치울때, 

쟤 땜에 너무너무 아쉬웠음 ㅠㅠ


드디어 빵님이 완성 되셨음 ㅋㅋㅋ

솔직히 별 건 아닌데 눈 앞에서 만들어 주고 그러니까 더 관심집중.

돌솥에 들러붙은 빵 뜯어 주던 사람이, 저게 너무 안 떨어져서 좀 고생했어요, 

우리는 시선집중이고 ㅋㅋ


요로코롬 정갈한 나무접시에 담아서.

 

뜨거워도 풍미를 느끼려면 바로 반 갈라서 먹으라기에 고대로 실행,

밤이 쏙쏙 들어가있는 찰진 빵~


버터와 함께 먹으라고 나온 빵.


다시 봐도 넘 귀엽고 이쁜. ㅋㅋㅋ

버터도 맛나지만, 그 위를 흙처럼 덮은 커피가 쌉쌀~하니 

버터의 짠맛도 약하게 해주고 참 잘 어울렸음!! ㅠㅠ


새우님.

 

레어로 익혀서 나왔는데, 수정이건 알이 있고 내건 없어서 좀 빈정상함 <- ㅋㅋㅋㅋ

국물은, 아- 사진을 못찍었네 ㅠㅠㅠ 비커 같은데에 담아와서 먹기 전에 뿌려줬는데

중국풍의 스프였음, 새우 옆의 네모난 아이는 무인데, 그래서 시원하고 맛있었어요.

새우님은 말할 것도 없고! ㅋㅋ


새우요리와, 이 다음에 나올 생선메인에 맞춰서 마신 화이트 와인.

사진찍으라고 병도 갖다줬는데 찍는 걸 까먹었네 ㅠㅠㅠㅠ


이건 오늘의 생선.

이건 도미 종류였는데, 앞에 뭐가 붙었어, 뭘까.... ㅠㅠㅠ

도미를 껍질채로 살짝 튀겨서 익히고, 

옆의 조개관자처럼 생긴 건, 실은 두부. 이것도 살짝 튀김.

초록 소스는 파로 만들고, 하얀 소스는 시로미소로.

저 거품은 라임으로 만들어서 새콤~ 

마지막으로 먹기 전에 라임껍질 갈은 걸 살짝 뿌려준다.

 

익힌 생선은 별로 안좋아하는 나인데, 비린내 제로, 부드러움 업업~

두부도 말 안하면 눈치 못챌 정도로 맛과 식감이 독특했다.


그리고, 메인은. 소고기.

아우- 원래 나왔던 상태로 사진을 찍고팠는데 ㅠㅠㅠ

눈 앞에서 잘라줄 줄 알고 안이하게 있었던 우리의 잘못.

 

처음엔 숯덩어리를 가져다 준다 ㅋㅋㅋ

굴과 마찬가지로 파분말로 만들어서 숯처럼 보이게 하는게 포인트.

그걸 먼저 보여줘서 파의 향을 맡게 해주고 설명 후에 

다시 가져가서 위와 같이 가져다 준다.

소스는 와인소스. 옆에는 소금도 있었다.


이건 액체질소로 만든 사케.

 

워낙 고기는 소금으로만 해서 일단 고기 원래의 맛을 보는 걸 좋아해서, 일단은 소금으로.

와인 소스도 소고기 육수로 함께 만들어서 깊고 맛있었고,

난 계속 술을 마셔서 그런지 사케소스는 별로 안땡겼는데, 

수정이는 오히려 사케를 젤 맘에 들어했음.


이 와인은 메인과 함께 먹었던..... <-

현재 보르도지역 바로 옆에서 나오고 있는 와인인데, 

엄청 작은 땅에서 나오는 거라 몇 병 되지 않는다고.

보르도 쪽에서 이 땅을 사려고하는데 지금 주인은 완고해서 절대절대 안판다고 한다.

근데 아들이 가업을 이을 생각이 없어서 저 사람이 죽고나면 

이제 맛볼 수 없는 와인이 될지도 모른다고.

지금이 기회라며 먹였는데, 처음보다 한참 열어놓으니 맛도 깊고 목넘김이 깔끔해졌음.


이제부턴 디저트 타임.

디저트는 총 3차례에 걸쳐서 등장.

첫번째 디저트인 초콜릿 파르페.

125%의 카카오를 써서 만들어 냈다는 초코 아이스크림을 메인으로한 미니 파르페~

결과적으로 내 입맛에는 이게 젤 적당했음.

 

음, 나리사와의 디저트는 맛은 다 좋은데, 하나하나 너무너무 달았달까.

그래서 이 파르페는 적당히 달고 적당히 어른 스러운 맛이어서 곰새 깨끗하게 비웠다.


두번째 디저트인 녹차 수플레.

쿄토의 유명한 맛챠집의 차를 사용해서 만든 수플레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가운데를 폭 파서, 아이스크림을 넣어서 먹으면 됨.


이건 아이스크림을 넣고선.

 

맛챠맛은 참 좋더만.. 여기서부터는 너무 달더라 ㅋㅋㅋ


함께 나온 식후 커피.

나는 카푸치노, 수정이는 에스프레소.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디저트, 디저트 카트 등장하심.

이날, 처음으로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던 집은, 

디저트카트는 따로 이용을 안하셔서-

안나올 까봐 어찌나 혼자 마음을 졸였던지 ㅋㅋㅋ <- 

이렇게 계절감에 맞춰서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분위기 있는 카트 등장.


메뉴 대부분의 베이스는 가을 과일과 밤이었어요.


이 분이 우리 식사를 내내 이끌어주던 매니저.

뭐를 골라야 할지 몰라서 설명이 끝난 후 고민하다가, 

혹시 둘이서 나눠 먹게 한개씩 다 주면 안되냐고 했더니

흔쾌히 OK. 작은 접시에 하나하나 담아서 줬다.


그래서 탄생한, 디저트로 꽉찬 테이블.


각종 쿠키들,


럼주가 들어간 디저트였는데 술맛이 너무 강해서 나에게도 힘들었음


몽블랑과 땅콩 <- 나에게 견과류=땅콩임 ㅋㅋㅋㅋ

저 몽블랑이 손톱만한 크기지만요, 진짜 요주의 인물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포도 타르트와 사과로 만든 디저트들, 재료들이 하나하나 기억은 안남


이건 무화과.


푸딩과 애플컴포트


그라데이션 마카롱

 

이렇게 기나긴, 세번째 디저트도 다 먹겠다며 의욕 발산.

근데, 진짜 정말, 너무너무 달았어요.

배불러 죽겠는데 내가 커피 한잔 홀딱 다 마시고, 

저노무 몽블랑 먹고는 진짜 뱉을 뻔하고 <- ㅋㅋㅋㅋ

아니 너무 달아서 미쳐버릴 거 같은 충격은 미국에서의 초코 케익 이후 첨이야!! ㅋㅋㅋ

 

정말, 격식있는 레스토랑에서 그러지 않으려고 엄청 참았지만,

나, 너무 너무 달아서 진짜 방심하면 토할 거 같았어 ㅋㅋㅋㅋㅋ <-


결국.. 이랬던 식탁은..


이렇코롬 변했어요. ㅋㅋㅋㅋㅋ


결국 마카롱은 포장해 주세요~  종이도 포장해주시고 메뉴도 주세요~ <-

이래서 ㅋㅋㅋㅋ 아저씨가 나중에 그냥 파일 하나 갖다줌, 끼워서 가져가라고. <-

아차, 내 것까지 2개씩 얻어왔는데, 그 짐은 수정이한테 갔구나... 잘 있니..? ㅋㅋㅋ


결국 둘 다 3시간에 가까운 식사를 하느라 너무 지치고,

첨부터 전철로 오지 않아서 어딘지도 모르겠고, <-

에~라~ 모르겠다, 택시로 가면 시간이랑 비용이 어느 정도 되는지 물었더니, 

앞에서 잡아준다면서 안내.

생각보다는 적게 나오는 비용에 꼴랑 타고, 호텔에서 지쳐쓰러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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